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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회고 - 실패할 것 같았던 대학생은 없다.

by itstime0809 202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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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생각보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 각오와 열정을 안고 복학을 결정했다. 1년 휴학을 하고 생활비와 자취방 비용을 마련했다. 군휴학 1년과 일반휴학 1년 총 2년 휴학을 통해 내가 과연 대학을 다시 가는게 맞을까. 내가 대학을 간다고 해서 지금 내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참 고민을 많이 했다. 생각 끝에 도달한 내가 내린 결론은 대학을 다시 가보자였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에는 '학사 취득' 이라는 명분을 얻기 위함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사람' 생각이 계속 나를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남들보다 뛰어나지도 않다. 남들보다 똑똑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때 피나게 공부를 해본 것도 아니다. 그저 '어중간했다'.

 

 그럼 나는 진짜 이대로 사회에 나가도 될까. 이대로 사회에 나가면 나는 어떤일을 하고 있을 것이며, 내가 발전하는 삶을 그리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다. 결국 대학은 남들이 준비한 시간에 나는 놀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해야 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사람으로 대학에 복학했다. 

 

복학생으로서,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나는 2023년 한 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1학기

 설렘과 걱정 그리고 불안이 앞섰다. 내가 잘 할수 있을까. 이번 연도에 성적을 올려야 할 텐데 과연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 나는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던 사람이 아닌데.. 바뀔 수 있을까.. 여러 잡생각들이 나를 참 옥죄어 온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하기 싫은 순간부터 보면 자취방 '계약 후 냉장고 하자건을 가지고 집주인과 싸우면서 시작이 참 좋네.' 싶었다.

소리가 너무 심해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미리 확인해봤지만 그때는 이상이 없어 보여 계약했는데 오래 틀어놓고 보니 소리가 참 심했다. 오래된 원룸들 특성상 그리고 이 지역 특성상 잘 안 고쳐주는 어디 내려져서 전해 오는 듯한 악습 같은 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이 참 나빴다. 

 

 1학기 시작전 나의 학점 평점 평균은 2.8이었다. 누가 이 학점을 듣고 너 대학 계속 다닐 거냐..? 그냥 자퇴하고 일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 이런 말들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관심이 있었는지도 몰랐던 1학년때 처참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그때는 자기합리화를 달고 살았던 것 같다. 뭐 1학기때 3.5 평균정도 했잖아? 2학기때는 2.21이지만 학점 그게 뭐가 중요해?  

지금 보면 참 이런말을 포스팅에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병x 같았다. 

 

 중간 정도 했다고 그냥 그러려니 했던 나, 처참한 C+을 받아가며 학점이 중요하냐고 자기 합리화했던 1학년을 보면서 나한테 이렇게 되묻고 싶었다. 그럼 너가 1학년때 학점을 챙기지 않고 뭐 했는데 지금도 대답하기 힘들다. 왜? 아무것도 안했으니까. 파이썬 조금 할 줄 안다고 파이썬 두들기다가. 성과 없이 1년 끝났다. 그렇다고 재밌게 놀았나? 그것도 아니었다. 놀 줄 알아야 놀지. 노는 법도 즐길 줄도 몰랐다.

 

 그런 처참한 성적을 나는 이번 1학기때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했다. 인생을 걸어 바꾸고자 했던 마음이 절실했다. 뿐만 아니라 내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부방법 그리고 남들보다 이해가 느린편이라는 것. 나는 뛰어난 거 하나 소지하고 있지 않다는 것. 인정에서부터 시작해야 내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

 

 1학기 다행히도 학사경고까지는 아니여서 19학점을 채울 수 있었다. 보다시피 1학년 성적이 낮아 원하는 학과에 지원하지 못했다. 그래서 전과했다. 회로이론, 전기등은 나랑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여기에 계속 있으면 나는 성적은커녕 더 바닥칠게 뻔했다. 가장 중요한 건 관심 없는 분야기 때문에 나는 과감히 전과신청서를 제출하고 소프트웨어학과로 전과했다. 

 

 마음 다 잡고 모든 수강을 끝내고 난 뒤 학교에 다시 수업을 들으러 오니 감회가 새롭다. 다시 이 학교에서 내가 수업을 듣게 되다니. 열심히 해야겠다. 화장실은 어디였지? 별 생각 다했다. 그렇게 수업이 시작되고, 변하겠다고 다짐한 순간 정말 사람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을 몸소 실천하고 느껴보게 되었다. 

 

 나는 다른건 다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성적향상'이 목표였다. 그렇기에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도서관에 출석했다. 누가 보면 진짜 뭐 대단한 거라도 한 줄 알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목표였다. 왜냐하면 '습관'을 바로잡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습관을 한 번도 제대로 들여본 적 없는 나는 공부하는 법을 몰랐을게 뻔했다. 나 자신 스스로도 나는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항상 도서관이 끝나는 시간까지 도서관에 출석했다. 이렇게 공부하고 보니 1학기 성적은 아래와 같았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사람은 하기 나름이구나. 할 수 있다 라는 생각.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행동. 종합적인 결과물은 어찌 보면 3.5, 2.21 받던 나에게는 뜻깊은 점수였다.

 

1학기 그렇게 4.26 학점을 취득하고, 전체 평점 평균을  2.8 -> 3.3을 만들었다. 성적을 올리고자 했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1학기가 마무리 되고 나는 방학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했고, 아이디어 프로젝트 1개 그리고 알고리즘 대회에 참여해 봤다. 이전 게시글에 올렸던 'StableChildren'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았다.(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그리고 충북 프로그래밍 대회에 나가 본선 3등으로 예선전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누군가 보면 그저 그런 성적과 결과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좋은 성적을 취득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며,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은 아니더라도 이런 활동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1학기 좋은 성적과 결과들을 가지고 2학기를 기대하며, 방학을 마무리했다.

 

2학기

 2학기는 1학기때 4.0이상을 취득했기 때문에 23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도전하고 싶었다. 분명 너무 힘든 거 아니야?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그러다가 성적 더 떨어지면 다시 원상태 아니야?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분명한 건 도전 없이 얻는 것도 없으며,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해보고 안되면 반성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전공 20학점 교양 3학점으로 23학점을 수강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힘든 학기를 보낸거 같았고, 총 8과목이었기 때문에 그날그날 복습하지 않으면 내용을 따라갈 수 없었다. 심지어 컴퓨터 공학의 꽃이라 말할 수 있는 과목인 자료구조가 있었으며, 그 어렵다고 소문났던 C++ 수업도 있었다.

 

 습관을 들이자고 했던 목표는 달성하여 방학에도 쉼없이 출석했고 2학기도 마찬가지로 거의 매일 도서관에 출석해 공부를 했다. 사람은 위기에 처했을 때 뇌 회전이 더 빨리 된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23학점은 내 인생 최대 위기였다. 정말 입에 담고 싶지 않던 욕들을 속으로 생각했다. 시험 범위도 범위지만 공부 내용이 어마어마했던 것 같다. (한 과목은 중,기 시험 범위가 책 기준 300페이지 이상이었다.)

 

 7전공에 + 1 교양을 신청했던 나로서는 도저히 이 분량을 따라잡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날그날 복습을 완료는 하되, 내가 약한 과목들을 위주로 추가적으로 학습했다. 모르면 될 때까지. 아는 것도 나는 의심을 계속했다. 나는 이걸 아직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걱정이 참 많았던 학기였지만,  사람은 하기 나름이고 목표하고자 했던 것은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행동이 같이 따라와 준다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2학기 아래와 같은 성적을 취득했다.

 

 

 운도 좋았다고 말할 수 있고, 내가 살아온 인생중에서 가장 열심히 그리고 많이 공부했던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성적을 받고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1학기, 2학기 모두 열심히 공부만 해오던 나에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준 결과들 그리고 사람은 역시 하면 된다는 생각과 행동이 있으면 된다라는 것. 또 복잡하고 가슴 아팠던 기억들과 생각이 많았던 순간들을 버텨가며 노력해 준 나에게 너무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남은 1년 또 이런 성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너 대학교때 공부 열심히 해봤어?라고 누가 묻는다면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적은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전체 평점평균 3.3 -> 3.67을 만들고 2학년 소프트웨어학과에서 1년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2023년 다시 한번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고생했다는 변해줘서 고맙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노력하자는 말 그리고 음.. 조금더 잘하고 싶다.
 

 계획 대로라면 학교는 3학년까지 열심히 다니고 4학년에는 IPP를 신청해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하고자 한다.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뭐라도 빨리 하나를 잡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진로도 잡힌 지금 나한테는 이 기회도 마냥 보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젠 취업하기 위해 학점 취득 비중을 줄이고 개인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도전하려고 한다. 

 

 가슴 아팠던 기억들도 있었고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다시 한번 박수쳐주며 2023년을 보내주고 싶다. 고맙습니다.